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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vs 지브리 애니메이션영화 (디즈니,지브리 나의 감정이 담긴 비교)

by 한남-빈 2025. 4. 23.

디즈니와 지브리는 어릴 때부터 내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이름들이에요. 둘 다 너무 좋아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왠지 모르게 지브리에 마음이 더 가더라고요. 이 글은 단순한 비교가 아니라, 내가 이 두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을 보며 어떤 감정을 느꼈고, 왜 지브리가 내게 더 깊이 남았는지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입니다.

디즈니는 반짝이고, 지브리는 오래간다

어릴 땐 디즈니가 최고였어요. 라이온 킹의 오프닝을 따라 부르고, 알라딘의 양탄자를 타고 싶었죠. 디즈니 영화는 언제나 눈부시고 신났어요. 노래도 귀에 쏙쏙 박히고, 웃기고 감동적인 장면이 하나씩은 꼭 있었죠.

그런데 이상하게, 커갈수록 디즈니는 '그땐 재밌었지' 하는 기억이 되고, 지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생각나는 영화가 됐어요.

처음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봤을 땐, 솔직히 너무 조용하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다시 봤을 때, 그 영화는 내 안에서 전혀 다른 이야기로 다가왔어요. 낯선 세계에 홀로 던져진 치히로가 점점 강해지고, 결국엔 누군가에게 의지 받지 않아도 자신만의 힘으로 나아가는 모습. 그게 꼭 나 같았어요.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딜 때의 두려움과 맞닿아 있었달까요.

디즈니는 볼 때마다 즐겁고 기분이 좋아져요. 반면, 지브리는 보고 나서 몇 시간, 아니 며칠씩 생각하게 만들어요. 그 여운이, 저는 더 좋았어요.

기술보다 감성, 그래서 지브리가 좋다

디즈니의 3D 애니메이션은 정말 멋있어요. 모아나에서 바닷물이 살아 움직이는 걸 봤을 때, "와 기술 장난 아니다"라는 말이 나왔죠. 주토피아의 도시 배경도 너무 세세하고 완벽해서 보는 내내 감탄했어요.

그런데 지브리를 볼 땐, 감탄보단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그 주방, 이웃집 토토로의 숲 속 집, 마녀 배달부 키키의 바닷가 마을… 그 공간 안에 내가 들어가 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정말 희한한 게, 지브리 그림은 막 화려하거나 정밀하지 않거든요. 그런데도 그 장면들이 더 생생하게 떠올라요. 저는 그게 아마 ‘정성’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한 장 한 장 손으로 그린 그림이어서 그런지, 화면을 통해 온기가 느껴지거든요.

가끔 기분이 우울할 때, 저는 넷플릭스를 켜서 벼랑 위의 포뇨를 틀어요. 이야기 흐름은 잘 몰라도 그냥 그 색감, 바닷소리, 인물들의 표정만으로도 위로가 돼요. 지브리는 머리로 이해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영화라는 걸 매번 깨달아요.

지브리의 이야기는 곧 내 이야기

디즈니 영화는 명확해요. 주인공은 결국 승리하고, 사랑을 얻고, 모두가 행복해져요. 그래서 보면서 안심이 되죠. 피곤한 날에 아무 생각 없이 보기엔 딱이에요.

반면 지브리는 항상 뭔가 불완전한 상태에서 끝나요. 바람이 분다를 봤을 땐, 너무 씁쓸하고 먹먹했어요. 주인공은 꿈을 이루지만, 동시에 가장 소중한 것을 잃거든요. 모노노케 히메를 보고 나서는 인간과 자연, 선과 악, 아무것도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생각만 남았어요. 처음엔 그게 어려웠어요. 하지만 인생도 그런 거잖아요. 정답이 없고, 누가 옳고 그른지 쉽게 말할 수 없는 상황들이 훨씬 많잖아요.

지브리 영화는 그런 걸 말해줘요. 우리가 애써 외면했던 감정들, 불편해서 말하지 않았던 것들. 그런 감정들을 꺼내 보여주고, “괜찮아, 너만 그런 거 아니야” 하고 말해주는 느낌이에요.

그래서인지 저는 지브리를 볼 때마다 위로받고, 혼자 있지 않다는 감정을 느껴요. 단순한 애니메이션 그 이상이에요. 누군가 나를 조용히 안아주는 것 같은 그런 경험.

지브리는 마음의 영화
디즈니는 내 어린 시절의 친구였고, 지브리는 지금의 나를 이해해 주는 친구 같아요.

스펙터클과 화려함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지만, 마음을 울린 감정은 오래 남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지브리 영화를 자꾸 다시 보게 돼요. 그 잔잔한 대사, 평범한 일상 속 따뜻함,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위로.

혹시 요즘 마음이 복잡하거나, 세상이 버겁게 느껴지신다면 지브리 한 편 보세요. 당신이 미처 말로 꺼내지 못한 감정을 대신 꺼내줄 거예요.

지브리영화가좋은 글쓴이